재미나다고 해야 할지, 어이가 없다고 해야 할지..
그런 일화가 있어서 한 번 써볼까 합니다
1. 없어진 물건
너무 바쁘면 초인종 누를 시간도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저는 엘리베이터에서 문자를 미리 보내고,
현관 앞에 택배를 놔두곤 하죠
30분쯤 후인가,
전화가 왔습니다
"저희가 거기서 근처로 이사를 갔는데, 가져가려고 그곳으로 가니 물건이 없네요."
!!!!!!!!!!!!!!!!!!
너무 당황해서
"일단 알겠습니다. 제가 한 번 다시 찾아볼게요."
라고 답하고 급하게 그 집으로 갔습니다
2. 빈 집이네?
그 집으로 가니 누군가 있었습니다
보니까 공인중개사가 집 소개를 하고 있었어요
알고 보니 그 집은 빈 집이었던 것입니다
3. 아파트에서 물건 찾기
아니 빈 집 앞에 놔뒀는데,
30분 사이에 없어지다니...
말이 안 되었습니다
혹시나 제가 층수를 착각했나 싶어서 꼭대기에서 내려오기도 하고,
라인을 착각했나 싶어서, 옆에도 가보고 했습니다
누가 훔쳐가는 아파트도 아닌데
이상하다 싶어서
결국 CCTV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4. 범인 찾았다
CCTV 확인 결과...
어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면서
누가 택배를 들고 내려오는 걸 봤습니다
느낌상 공인중개사인 것 같았죠
그리고 바로 근처 부동산을 모두 뒤졌습니다
인상착의를 확인했으니, 돌아다니며 확인했죠
3군데인가 4군데를 확인하고 결국 찾았습니다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걸 가져가다니....
그 사람은 "빈 집으로 온 거라 나중에 연락하려고 일단 가져왔다."라고 하는데
나쁜 뜻으로 가져온 게 아니라 막 화낼 수도 없고...
어이가 없었지만 워낙 바빠서, 다음에는 그냥 손대지 말라고 하고 가져왔습니다
5. 당부
만약 받는 사람이 바로 전화를 안 했다면,
내가 갔을 때 집 소개하는 공인중개사를 못 봤다면,
그래서 빈 집인걸 몰라서 그냥 메모만 붙이고 왔다면,
택배 가져간 사람이 연락하는 거 까먹었다면,
이번엔 운이 좋아서 찾았지, 아마 제가 돈을 물어줬어야 했을 겁니다
이 글을 보신다면 주위에 알려주세요
만약 택배가 잘못 왔다면,
그냥 손대지 말고 놔둬 주세요
집 안으로 들고 가지 마시고요
만약 택배기사 전화번호를 안다면, 잘못 왔다고 문자를 남겨주세요
다른 누군가가 가져가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잘못 온 택배를 집 안으로 가져가는 경우는 은근히 많습니다
6. 덧붙이는 말
경비실에서 감시카메라 보는 건 관리사무소에서 안 좋아합니다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문제의 소지가 있거든요
주민과 같이 아니면 안 보여줘요
그래서 요즘은 물건 없어졌다 싶으면 그냥 경찰에 신고하는 것 같습니다
'나의 택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체국 위탁배달원. 1월 5일 통합노조 출범에 대한 나의 생각 (0) | 2020.01.06 |
---|---|
우체국택배기사. 하는게 좋을까? (1) | 2019.09.18 |
배달 서비스는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고찰(엘리베이터 고장인데도 가야되나?/고객갑질) (0) | 2019.08.30 |
택배는 하루에 몇 개나 돌릴 수 있을까? 퇴근시간은? (0) | 2019.08.10 |
택배하면서 얼마나 벌 수 있을까? (1) | 2019.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