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택배 기사의 하루에 대해서 말해보겠습니다

대형 택배사들과 우체국 택배 기사의 대부분이 이렇게 보낸다고 생각합니다

 

1. 출근

일단 새벽 5~7시 사이에 출근을 합니다

어떤 곳은 7시까지 출근해야 되는 곳도 있고, 어떤 곳은 5시 30분까지 가야 하는 곳도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 있던 택배 대리점에서는 7시까지 였고, 두 번째는 6시 30분까지 였습니다

옆 동네는 5시 30분까지 출근해야 된다고 하더군요(그렇게는 못 살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2. 분류

사실 사람들이 분류가 미리 돼있는 줄 압니다. 지입회사들도 분류가 미리 돼있어서, 가면 싣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하죠

하지만 아니에요. 일단 가면 쌓여있는 택배 중에 내꺼니꺼 골라내야 됩니다(분류의 어려움과 힘듦에 대해서는 다음에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쨌든 이 분류는 보통 회사들은 2~3시간, 씨제이택배나, 명절 같을 때는 오전 내내 분류를 합니다

(간혹 간선차량이 늦게 와서 분류가 늦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3. 택배 정리

분류가 끝나면 이제 차에 물건을 싣습니다. 미리 정한 코스대로 물건을 실으며 송장에 있는 바코드를 찍으며 배달 준비를 하죠(전 물건을 싣는데 1시간 정도 걸립니다)

이때 송장 주소를 보며 내 거가 맞는지, 주소가 제대로 되어있는지 확인합니다

다른 사람 걸 찾으면 갖다 주고, 주소가 이상하면 전화를 해서 물어보죠

4. 배송지역 출발

그리고 이제 차를 타고 배달지역으로 출발합니다

지방은 모르겠지만, 서울은 택배를 분류하고 싣는 곳이 외곽 쪽에 있습니다

그래서 배달지역까지 가는데만 30분 넘게 걸리죠. 도로에 문제가 발생하면 1시간까지도 걸립니다

(이건 우체국 택배도 같습니다. 간혹 사람들이 근처 우편취급소에서 택배를 받는 줄 아는 분이 계신데, 집중국이라는 곳에서 택배를 분류하고 배달지역으로 가는 겁니다. 게다가 우체국 택배기사도 위탁이라 그 지역 우체국 건물에서 일하지 않는데 오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5. 배달

이렇게 나왔을 때, 분류가 빨리 끝나면 오전 9시에 배달을 시작하고, 늦으면 오후 12시나 1시에 시작합니다

이다음 배달시간은 대체적으로 비슷합니다

보통 6~7시간 정도 배달을 하고, 택배가 많은 화요일에는 12시간 동안 배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말 최악이었을 때, 밤 10시~11시까지 배달한 경험도 있습니다. 정말 배달하면서 울 뻔했어요)

(사실 어떤 사람들은 왜 전화를 안 하냐고 따지시는 분도 계시는데, 그냥 배달만 해도 6시간은 걸려요

일일이 전화할 시간이 없습니다. 사실 초인종 누르고 기다리는 시간도 아까워요)

주소에 맞게 택배 배달은 물론 고객들 전화응대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반품 수거도 해야 되죠

몸으로 때운다고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생각보다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습니다

6. 픽업

배달을 끝내고 난 다음 '픽업'이라는 것을 돕니다

픽업이란 회사에서 택배 보내는 것을 수거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도 배달하는 택배기사의 몫이죠(사실 이 픽업이 배달보다 돈을 더 벌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 픽업은 하는 사람도 있고, 안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1군데만 하는 사람도 있고, 7~8군데 도는 사람도 있어서, 딱히 걸리는 시간을 말 못 하겠네요

(픽업처는 본인의 영업능력에 달려 있어서 사람마다 다릅니다)

 

7. 하차

픽업을 끝낸 다음, 물류센터로 돌아와 픽업한 물건들과 그날 반송된 택배들을 내립니다

그래야 물건들이 새벽에 각 지역으로 가서 다음날이나 다다음날에 고객분들이 물건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내리는 곳은 한 군데밖에 없는데, 택배차들은 많아서 기다리는 시간이 깁니다

일단 마감 시간이 있어서 저녁 10시까지는 가서 무조건 물건을 내려야 합니다

8. 정리 & 퇴근

하차를 끝내면 사무실로 돌아와 정리를 합니다

그날 받은 착불금을 써서 내고, 택배 송장들을 정리하죠(일찍 출근해서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택배일을 쉬엄쉬엄 하는 사람들은 오후 6~7시에 퇴근을 합니다

근데 일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오후 10~11시까지 일을 하더군요

제가 처음 택배일을 하고 익숙지 않아서 몇 달 동안 오후 10시까지 일을 했습니다

보면 항상 그때까지 일을 하고 퇴근하시는 분들이 계셨죠(몇십 년간 하신 베테랑이었습니다)

그런 분들이 한 달에 6~700까지 번다고 하더군요

 

대부분의 택배기사들이 위와 같은 하루를 보낸다고 생각합니다. 우체국 택배기사들은 픽업을 안 하고 배달만 해서 다른 분들보다 일찍 퇴근하긴 하지만요

이쪽 업계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택배기사가 배달만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도 그랬고요

하지만 배달, 수거, 픽업, 전화응대, 서비스까지 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어떨 때는 뭐부터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몇 년이나 지났지만 저는 아직까지도 점심 먹는 것은 포기하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한 끼, 중간에 초코바 하나 먹는 것으로 하루를 버티고 있네요

만약 택배일을 한다면, 이러한 일들에 대해 알고 각오를 다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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